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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늦어지면 대서양 해양순환 붕괴…기후 안정성 되돌릴 수 없어

탄소중립
탄소중립 늦어지면 대서양 해양순환 붕괴 가능성이 커지며, 시행 시점이 미래 기후 안정성을 좌우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제공: 연구진)

탄소중립을 달성하더라도 정책 시행 시기가 늦어질 경우, 지구 기후 시스템의 핵심 축인 대서양 해양순환이 돌이킬 수 없는 붕괴 상태에 진입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후 대응의 성패는 목표 달성 여부뿐 아니라 ‘얼마나 조기에 실행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점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것이다.

이번 연구는 국종성 서울대학교 교수 연구팀과 오지훈 미국 스크립스 해양연구소 박사 연구팀이 공동으로 수행했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해 12월 13일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지구 기후의 엔진, 대서양 해양순환

대서양 해양순환(AMOC)은 적도에서 북대서양으로 열과 염분을 운반하며 지구 기후를 조절하는 거대 순환 체계다. 고기후 기록에 따르면 마지막 빙하기 동안 반복된 급격한 기후 변화 역시 해양순환의 급변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었다.

최근 여러 연구는 지구 온난화가 지속되면서 이 순환 구조가 점차 약화되고 있으며, 붕괴가 발생할 수 있는 임계점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경고해 왔다.

동일한 감축 시나리오에도 ‘회복’과 ‘붕괴’로 갈려

연구진은 대규모 기후모델 앙상블 시뮬레이션을 분석한 결과, 탄소 감축 수준이 같거나 유사하더라도 해양순환의 미래가 회복 경로와 붕괴 경로로 갈릴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는 해양순환이 임계점에 접근할수록 아주 작은 변화에도 시스템이 급격히 불안정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이 단계에서는 기후 시스템 내부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무작위 변동, 이른바 ‘확률적 노이즈’가 순환의 운명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 변동성만으로도 붕괴 촉발 가능

연구에 따르면 해양순환이 불안정해진 상태에서는 그린란드 남쪽 해역 상공에 형성되는 지속적인 고기압 이상과 같은 대기 내부 변동만으로도 순환 붕괴가 촉발될 수 있다. 외부 탄소 농도 변화가 크지 않더라도, 내부 변동성이 시스템을 붕괴 경로로 밀어 넣을 수 있다는 의미다.

탄소중립, ‘언제’가 핵심 변수

이번 연구는 탄소중립 달성 시점의 중요성을 정량적으로 제시했다. 분석 결과, 기후 완화 정책이 단 5~10년만 지연돼도 해양순환이 임계점을 넘어 붕괴할 확률이 비선형적으로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번 임계점을 넘으면 이후 탄소 배출을 중단하더라도 해양순환 붕괴를 되돌리기 어려운 것으로 분석됐다.

“대응 늦으면 되돌릴 수 없는 기후 붕괴”

국종성 교수는 “이번 연구는 대서양 해양순환이 기후 시스템에서 얼마나 비선형적으로 반응하는지를 보여준다”며 “탄소 농도를 안정화하더라도 대응이 늦어지면 되돌릴 수 없는 기후 붕괴로 이어질 수 있음을 처음으로 과학적으로 규명했다”고 말했다.

오지훈 박사는 “현재 기후 모델들이 해양순환의 안정성을 과대평가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실제 임계점은 예상보다 훨씬 가까울 수 있는 만큼, 보다 즉각적이고 강력한 국제적 탄소중립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탄소중립 이후의 기후 예측에서도 해양순환과 같은 임계 요소의 비선형적 거동과 내부 변동성을 핵심 변수로 고려해야 함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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