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핵심 요약
심한 두통으로 응급실을 방문한 40대 여성이 뇌동맥류 진단을 놓쳐 2주 뒤 사망한 사건에서, 병원이 추가 검사와 설명 의무를 다하지 않은 책임이 인정됐다. 뇌동맥류는 파열 시 치명적인 지주막하출혈로 이어질 수 있으며, 망치로 맞은 듯한 극심한 두통 등 경고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진료가 필요하다.
- 40대 여성이 두통으로 응급실 방문 후 뇌동맥류 파열로 사망, 병원의 진단 소홀 책임이 인정됐다.
- 뇌동맥류는 파열 전 증상이 없다가 '망치로 맞은 듯한' 극심한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
- 소량의 경고성 출혈 후 증상이 잠시 호전돼도 재출혈 위험이 있어 정밀 검사가 필수적이다.
두통으로 응급실 방문 17일 뒤 사망…원인은 '뇌동맥류'
일주일간 이어진 두통과 어지럼증으로 응급실을 찾았던 40대 여성이 약 17일 만에 뇌동맥류 파열로 숨졌다. 응급실 방문 당시 검사에서 뚜렷한 이상이 없다는 설명을 듣고 귀가했으나, 결과적으로 치료 시기를 놓친 것이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은 병원 측이 추가 검사와 설명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40대 여성 A씨는 두통, 어지럼증, 메스꺼움과 함께 왼쪽 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으로 B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뇌 CT(컴퓨터단층촬영)와 MRI(자기공명영상) 검사 결과, 급성 뇌출혈이나 감염 소견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CT에서 동맥류가 의심되는 소견이 있었으나, A씨는 약물치료 후 증상이 호전돼 6시간 만에 귀가했다.
그러나 약 17일 뒤 A씨는 자택 화장실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채 발견됐다. 다른 병원으로 이송된 뒤 뇌 CT에서 지주막하출혈이 확인됐고, 응급 수술을 받았지만 다음 날 뇌출혈로 사망했다. 유족은 B병원이 뇌동맥류를 제대로 진단하지 못해 사망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법원 "병원, 추가 검사 및 설명 의무 소홀"…2억 배상 판결
유족과 병원의 입장이 엇갈린 가운데,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은 병원의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중재원은 A씨가 특별한 기저질환 없이 응급실을 찾을 정도의 심한 두통과 목 통증 등을 호소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영상 자료 재검토 결과, 당시 뇌 CT에서 전반적인 뇌부종과 함께 병원이 의심했던 부위 외에 다른 곳에서도 동맥류 의심 소견이 추가로 발견됐다.
중재원은 이런 정황상 병원이 뇌동맥류 파열에 따른 지주막하출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추가 검사를 시행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부강직(목이 뻣뻣해지는 증상) 여부 확인이나 뇌척수액 검사 등으로 출혈 여부를 더 정밀하게 살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외래 진료에서 증상이 계속됐음에도 진통제만 처방하고 재출혈 위험성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점도 문제로 꼽았다.
중재원은 A씨가 첫 응급실 방문 전 이미 소량의 출혈이 있었고, 약 17일 뒤 발생한 재출혈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병원이 적절한 추가 검사와 조치를 했다면 사망을 막을 수 있었다는 판단이다. 이에 중재원은 유족에게 2억 원을 지급하라고 권고했고, 양측이 이를 수용해 합의가 이뤄졌다.
생명을 위협하는 뇌동맥류, 위험 신호는?
뇌동맥류와 지주막하출혈이란?
뇌동맥류는 뇌혈관 벽의 약한 부분이 손상되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질환으로, 대부분 파열되기 전까지 특별한 증상이 없다. 이것이 터지면 뇌 지주막하 공간에 피가 고이는 지주막하출혈로 이어지며, 급격한 뇌압 상승으로 심각한 뇌 손상이나 사망을 초래할 수 있는 응급질환이다.

뇌동맥류 파열은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생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이번 사례처럼 출혈량이 적거나 시점에 따라 초기 영상 검사에서 출혈이 명확히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어 진단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놓치면 안 될 '경고 두통'의 5가지 특징
모든 두통이 뇌동맥류의 신호는 아니지만, 파열 시 나타나는 두통은 평소와 다른 양상을 보인다.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이는 두통이 나타나면 즉시 119에 신고하거나 응급실을 방문해야 한다.
- 수초에서 수분 안에 갑자기 시작되어 극심해지는 두통
-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한', 평생 경험해 보지 못한 강도의 두통
- 두통과 함께 목이 뻣뻣해지고 메스꺼움, 구토가 동반되는 경우
- 두통과 함께 의식을 잃거나 경련, 발작을 일으키는 경우
- 말이 어눌해지거나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등 마비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증상 호전돼도 안심은 금물, 재출혈 위험성
재출혈 위험성 또한 뇌동맥류 파열의 주요 특징이다. 소량의 '경고성 출혈'이 먼저 발생해 심한 두통을 유발했다가 일시적으로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환자는 상태가 나아졌다고 안심할 수 있지만, 며칠 또는 몇 주 안에 더 큰 규모의 재출혈이 발생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갑자기 발생한 극심한 두통을 경험했다면, 증상이 잠시 가라앉더라도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밀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필요한 검사와 치료는 개인의 건강 상태나 증상에 따라 다르므로, 전문의와 상담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우선이다.
자주 묻는 질문
모든 심한 두통이 뇌동맥류 파열을 의미하나요?
모든 두통이 위험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망치로 맞은 듯한' 극심한 통증이 갑자기 발생하거나, 목 뻣뻣함, 구토, 의식 저하가 동반된다면 뇌동맥류 파열을 의심하고 즉시 응급실을 방문해야 합니다.
뇌동맥류는 CT나 MRI 검사로 무조건 발견할 수 있나요?
대부분 CT나 MRI 등 영상 검사로 진단하지만, 이번 사례처럼 출혈량이 적거나 시점에 따라 초기 검사에서 명확히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증상이 지속되면 뇌척수액 검사 등 추가 정밀 검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응급실에서 괜찮다고 했는데, 그래도 안심하면 안 되나요?
네, 뇌동맥류는 소량의 경고성 출혈 후 일시적으로 증상이 호전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수일 또는 수주 내에 더 큰 재출혈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 신호이므로, 극심한 두통을 경험했다면 증상이 가라앉더라도 전문의의 정밀 진단을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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