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핵심 요약
정부와 정치권이 청년층 투자자의 반발과 인프라 미비를 이유로 2027년 1월 예정된 가상자산 과세 시점을 2029년으로 늦추는 방안을 검토한다. 2020년 입법 이후 네 번째 시행 연기 수순을 밟게 되면서 정책 일관성과 조세 신뢰도 훼손 논란이 함께 거세지고 있다.
- 정부와 국회가 청년층 반발과 인프라 부족을 고려해 가상자산 과세를 2029년으로 추가 유예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 2020년 12월 소득세법 개정 이후 세 차례 연기를 거쳤으며 이번 결정 시 4번째 시행 지연이 된다.
- 단기 투자 심리 회복 기대감과 함께 정부 조세 원칙 훼손에 대한 전문가들의 비판이 엇갈리고 있다.
가상자산 소득 과세 시행을 두 달여 앞두고 정부와 여야 정치권이 과세 시점을 다시 늦추는 쪽으로 논의를 모으고 있다. 증시 침체 속에 2030 청년층을 중심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당정이 과세 강행에 따른 민심 악화를 부담스러워하는 모양새다.

청년층 여론과 정치권 요구에 과세 재유예 선회
정부와 대통령실이 가상자산 과세 유예로 입장을 선회한 배경에는 청년층 투자자들의 거센 반발과 정치권의 압박이 자리 잡고 있다. 자산 격차 심화로 코인 시장에 뛰어든 청년층의 자산 형성 기회를 조세 정책이 가로막는다는 불만이 커지자 정치권 전반에서 속도 조절 요구가 잇따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026년 10월 25일 청년 자산 사다리 존중 등 청년층 목소리를 감안해 시행을 미루는 방향으로 논의하고 있다며 재유예 추진 방침을 사실상 내비쳤다. 여당 내부에서도 과세 시행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었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는 22일 민주당TV에서 최근 정부에 결론을 내자고 제안했다며 과세 진행 여부와 제도 보완 방안을 두고 집중 논의를 시작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민규 의원은 16일 과세 시점을 2029년으로 늦추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2027년 1월부터 과세를 추진하겠다던 정부의 태도 역시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2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전문가와 업계 의견을 더 듣고 국회에서 나온 의견을 종합해 최대한 숙고해서 판단하겠다고 밝히며 과세 시행 여부에 대한 신중한 검토 입장을 드러냈다. 인사청문회 당시 원칙론에 입각해 내년 1월 과세가 바람직하다고 밝힌 데서 물러선 행보다.
2020년 입법 후 4번째 연기 수순… 형평성 논란의 전말
가상자산 소득 과세는 2020년 12월 소득세법 개정을 통해 처음 법제화됐으나 실제 집행은 거듭 지연을 겪었다.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 얻은 연간 소득에서 기본공제 250만 원을 뺀 금액에 22%(지방소득세 포함) 세율을 매기는 것이 제도의 뼈대다. 하지만 시장 침체와 조세 형평성 문제가 잇따라 불거지며 과세 개시는 번번이 미뤄졌다.

표: 가상자산 과세 시행 시기 및 추진 경과
| 구분 | 당초 시행 예정 시점 | 주요 결정 배경 |
|---|---|---|
| 최초 입법(2020년 12월) | 2022년 1월 | 기본공제 250만 원 초과분 대상 22% 과세 도입 |
| 1차 유예 결정 | 2023년 1월 | 과세 인프라 준비 기간 필요성 제기 |
| 2차 유예 결정 | 2025년 1월 | 가상자산 시장 침체 및 투자자 반발 완화 |
| 3차 유예 결정 | 2027년 1월 | 주식시장 과세와의 형평성 논란 확산 |
| 4차 유예 검토(현재) | 2029년 1월(거론) | 청년층 반발 및 OECD CARF 참여 일정 고려 |
가상자산 과세 제도는 2020년 입법 이후 세 차례 연기를 거쳤으며 이번 재유예 논의로 네 번째 시행 연기 수순을 밟고 있다.
투자자 반발의 가장 큰 뇌관은 주식 시장과의 형평성이었다. 국내 주식 소액주주 양도소득세는 비과세로 둔 반면, 가상자산에만 250만 원의 낮은 공제 한도를 매기는 방식이 불공평하다는 반론이 빗발쳤다. 국내 주식시장 과세 체계로 거론되던 금융투자소득세 도입마저 무산되면서 가상자산에만 세금을 물리기 어렵다는 여론이 설득력을 얻었다.
인프라 미비와 CARF 2029년 참여 일정이 변수로
과세 징수 시스템의 기술적 미비와 해외 거래소에 대한 과세 사각지대 문제도 유예론을 뒷받침하는 현실적인 걸림돌이다. 거래 유형별 세부 기준이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과세를 시작하면 국내 거래소 이용자만 불이익을 받고 해외로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계는 거래 내역을 집계해 국세청에 정밀하게 제출·검증할 시스템을 안착시키는 데 추가 준비 기간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특히 해외 거래소를 통한 거래 과세 자료 확보 쟁점은 국내외 거래소 간 역차별 문제와 맞물리며 업계의 핵심 요구 사안으로 꼽힌다.
국제적인 조세 공조 체계 일정도 연기 주장에 힘을 보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암호화자산 자동정보교환 체계(CARF)는 참여국 간 매년 가상자산 거래 내역을 자동으로 주고받아 역외 탈세를 방지하는 제도다. 최대 시장인 미국의 CARF 참여 시점이 2029년으로 잡혀 있어, 한국이 먼저 과세를 단행하면 국외 거래 과세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시장 단기 반등 기대 속 원칙 훼손 지적
과세 재유예 기류가 전해지자 가상자산 업계는 침체된 투자 심리를 되살릴 단기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최근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극심한 거래 부진과 가격 조정을 겪어 왔다. 2026년 10월 25일 오후 3시 기준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의 디지털 자산 시가총액은 3358조 원으로 전월(3618조 원) 대비 7.17% 줄었고, 비트코인 시총 역시 4.83% 감소했다. 비트코인 국내 가격은 지난해 10월 8일 기록한 최고가 1억7801만 원 대비 39.23% 하락한 8912만 원에 머물렀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결정이 투자자들의 세금 부담 우려를 덜어줄 것으로 봤다. 김민승 디지털엑스 리서치센터장은 개인 투자자 사이에서 주식 대비 불리한 과세 조치라는 불만이 팽배했던 만큼 과세 유예 결정은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조세 원칙을 흔들고 정책 일관성을 깨뜨렸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법안 통과 이후 6년에 걸쳐 동일 법률의 시행을 네 차례나 미루는 행태는 국가 조세 정책의 신뢰를 훼손한다는 지적이다. 김현동 배재대 경영학과 교수는 미국과 일본은 CARF 도입 여부와 상관없이 이미 과세하고 있다며, 저항에 밀려 유예를 거듭하면 조세 저항을 키우는 악순환이 발생한다고 비판했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 역시 명확한 제도적 기준을 세우지 못한 채 세금부터 걷으려 했던 조급증이 납세자의 불신을 자초했다고 꼬집었다.
자주 묻는 질문
가상자산 과세 제도가 도입되면 어떤 기준으로 세금이 부과되나요?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하여 발생한 연간 소득 중 기본공제 250만 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 22%(지방소득세 포함) 세율이 적용됩니다.
과세 시점이 2029년으로 거론되는 배경은 무엇인가요?
최대 가상자산 시장인 미국이 OECD의 암호화자산 자동정보교환 체계(CARF)에 2029년부터 참여하기 때문입니다. 그 이전에 과세를 단행할 경우 해외 거래에 대한 자료 확보가 어려워 과세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되었습니다.
과세 유예 반복에 대해 전문가들은 어떤 문제를 지적하나요?
법률 마련 이후 4차례나 시행을 미루면서 '저항하면 밀린다'는 인식을 심어주어 조세 저항을 키우고 과세당국의 신뢰도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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