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핵심 요약
충남 아산에서 발견된 태아 시신 사건은 2021년 낙태죄 폐지 후 발생한 입법 공백의 문제를 보여준다. 현행 형법상 태아는 '사람'으로 인정되지 않아 영아유기죄 적용이 어렵고, 임신부의 자기낙태죄 역시 효력을 잃어 산모를 특정하더라도 형사 처벌이 사실상 불가능한 법적 공백 상태에 놓여 있다.
- 충남 아산 오폐수처리장에서 임신 16주 추정 태아 시신이 발견됐다.
- 2021년 낙태죄 폐지 이후 입법 공백으로 산모를 특정해도 처벌이 어렵다.
- 태아의 법적 지위 문제와 자기낙태죄 효력 상실로 현행법상 처벌 근거가 없다.
아산 오폐수처리시설서 태아 시신 발견…경찰 수사 착수
충남 아산시의 한 오폐수처리시설에서 태아 시신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하지만 2021년 '낙태죄 폐지'가 이루어진 이후 입법 공백이 이어지고 있어, 산모를 특정하더라도 처벌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9월 28일 오후 11시 30분경 아산시 탕정면의 한 오폐수처리시설 집수장에서 남아 시신이 발견됐다. 시신은 키 20㎝, 몸무게 110g으로 임신 16주가량으로 추정되며, 탯줄이 붙어있는 상태였다.

경찰은 시신이 인근 사업장, 기숙사, 마을 등에서 오수 관로를 통해 유입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외부인 접근이 어려운 시설 특성과 시신에 별다른 훼손이 없는 점을 토대로 자연유산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경위 파악을 위해 부검과 유전자(DNA) 감식을 의뢰했으며, 객관적인 결과가 나와야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산모 찾아도 처벌 어려운 '입법 공백'의 현실
이번 사건은 수사를 통해 산모를 찾아내도 현행법상 형사 처벌이 매우 어렵다는 점에서 법적 공백의 현실을 보여준다. 이는 태아의 법적 지위 문제와 2021년부터 효력을 잃은 자기낙태죄 조항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태아는 형법상 '사람'이 아니다
현행 형법이 태아를 법적인 '사람'으로 보지 않기 때문에 태아 시신을 유기하더라도 영아유기죄나 사체유기죄 등을 적용할 수 없다. 대법원은 1982년 판례를 통해 분만이 개시되는 시점, 즉 진통이 시작될 때부터 법적으로 사람으로 본다고 판단했으며 이 기준은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따라서 분만 이전에 사망한 태아에 대해서는 사람에게 적용되는 범죄 조항을 적용하기 어렵다.
2021년 효력 잃은 '자기낙태죄'
과거 임신부 본인이 임신중단을 결정하고 실행했을 때 처벌 근거가 됐던 형법 제270조 '자기낙태죄' 조항 역시 현재는 효력이 없다. 헌법재판소는 2019년 4월, 자기낙태죄가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국회에 2020년 12월 31일까지 관련 법 개정을 요구했다. 하지만 여야 간 이견으로 대체 입법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해당 조항은 2021년 1월 1일 자로 자동 폐지됐다.
임신중단 약물 복용 가능성과 처벌 여부
일각에서는 산모가 약물을 이용해 인위적으로 임신을 중단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산부인과 전문의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임신중단 약물을 복용한 뒤 태아를 출산해 유기했을 수 있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임신 16주는 약물 복용 시 태아의 형태가 뚜렷하게 배출될 수 있는 시기다.
이 경우에도 산모 본인을 처벌하기는 어렵다. 현행 약사법은 의약품을 불법으로 판매하거나 수입한 사람을 처벌할 뿐, 이를 구매해 복용한 사람에 대한 처벌 규정은 두고 있지 않다. 국내에서는 대표적인 임신중단 약물인 '미프진'이 정식 허가되지 않아 합법적인 유통 경로가 없지만, 해외 직구 등 음성적인 경로로 유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부터 현재까지
낙태죄 처벌 조항이 효력을 잃기까지의 과정은 2019년 헌법재판소의 결정에서 시작됐으나, 국회의 입법 부재로 인해 완전한 법적 공백 상태로 이어졌다. 헌재 결정 이후 주요 경과는 다음과 같다.
| 일자 | 주요 내용 | 비고 |
|---|---|---|
| 2019년 4월 11일 | 헌법재판소, 자기낙태죄·의사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 침해 |
| ~ 2020년 12월 31일 | 국회 대체 입법 시한 | 정부 및 여야 의원 다수 개정안 발의했으나 합의 실패 |
| 2021년 1월 1일 | 형법상 낙태죄 처벌 조항 효력 완전 상실 | 대체 입법 없이 시한 만료 |
| 2021년 이후 현재 | 임신중단 처벌 공백 상태 지속 | 임신 주수 등 허용 범위에 대한 법적 기준 없음 |
출처: 대한민국 헌법재판소 결정(2017헌바127) 및 관련 보도 종합.

법의 공백 속, 반복되는 비극 막을 대책은
아산 태아 시신 발견 사건은 낙태죄 폐지 이후 법적, 사회적 안전망 부재가 어떤 비극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보여준다. 처벌의 공백뿐만 아니라, 원치 않는 임신을 했거나 위기 상황에 놓인 여성을 지원하고 상담할 체계 역시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신중단 허용 여부에 대한 사회적 논쟁을 넘어, 여성의 건강권과 생명을 함께 보호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
자주 묻는 질문
태아 시신을 유기했는데 왜 산모를 처벌하기 어렵나요?
현행 형법은 태아를 '사람'으로 보지 않아 영아유기죄나 사체유기죄를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임신부 본인이 낙태하는 행위를 처벌하던 '자기낙태죄' 조항이 2021년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폐지되어 처벌할 법적 근거가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낙태죄에 대한 헌법재판소 결정은 무엇이었나요?
헌법재판소는 2019년 4월, 자기낙태죄가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국회에 2020년 말까지 법을 개정하라고 했지만, 시한 내에 대체 입법이 이뤄지지 않아 해당 조항의 효력이 상실됐습니다.
불법으로 임신중단 약물을 구해 복용하면 처벌받나요?
아니요, 현행 약사법은 약물을 불법으로 판매하거나 수입한 사람을 처벌할 뿐, 단순히 구매해서 복용한 사람에 대한 처벌 규정은 두고 있지 않아 처벌이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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