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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랜드보다 많은 778만 명이 찾은 순천만…“방조제 허물고 하구를 생태 자산으로”

에버랜드보다 방문객 많은 순천만 복구
순천만이 연 778만 명 방문 기록으로 하구의 경제성을 입증한 가운데, 방조제 개방을 통한 국가 하구 생태복원 필요성이 제기됐다. (사진 출저- 용산전망대에서 바라본 순천안습지)

전남 순천 순천만은 이제 단순한 습지가 아니라 국가적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제정원박람회’가 열렸던 2023년, 순천만을 찾은 방문객은 778만 명에 달했다. 이는 같은 해 에버랜드(588만 명), 롯데월드(519만 명), 킨텍스(584만 명), 경복궁(558만 명)을 모두 넘어선 수치로, 국내 주요 관광지 가운데 방문객 수 1위를 기록했다. 순천만이 만들어낸 생산 유발 효과만 1조5900억 원을 웃돌면서, 하구 생태계가 가진 잠재력이 수치로 입증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순천만의 사례를 토대로, 전국 하구의 절반가량을 막고 있는 수문과 방조제를 단계적으로 개방해 생태 하구로 복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지난 15일 충남 부여군 국립부여박물관 공연장에서 열린 ‘2025 국가하구 생태복원 국정과제 이행 심포지엄’에서는 하굿둑 개방과 하구 생태 복원이 더 이상 환경 이슈에 그치지 않고, 경제와 지역 발전 전략으로 접근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발제를 맡은 김충기 한국환경연구원 하구해양환경연구단장은 과거 하굿둑의 역할과 현재 요구되는 하구의 가치가 근본적으로 달라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1990년 이전 건설된 주요 강의 하굿둑은 민물-바닷물을 단절해 민물을 안정적으로 이용하고 갯벌을 농지로 전환하는 데 도움이 됐다. 하지만 지금은 강 하구에 우리 사회가 생태적·경제적·사회적으로 다른 가치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단장은 하구가 새와 물살이의 서식지이자 자연정화 기능을 수행하는 생태 공간이면서, 수산자원과 관광, 재해 완충 기능을 지닌 경제 자산이며, 동시에 주민 생활 기반과 환경 교육 공간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함께 지닌다고 설명했다.

현재 전국 하구 463곳 가운데 228곳, 즉 49.2%는 하굿둑이나 수문, 방조제로 막혀 있고 235곳만이 열린 상태다. 김 단장은 “현재 전국의 하구는 모두 463개인데, 이 가운데 228개(49.2%)가 하굿둑이나 수문, 방조제로 닫혀있고 235개(50.8%)만 열린 상태다. 다른 나라에선 이렇게 하구를 막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 속에서 순천만은 하구 복원이 가져올 수 있는 경제성과 생태 가치를 동시에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언급됐다.

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린 2023년 순천만은 방문객 778만 명, 생산 유발 효과 1조5906억 원, 취업 유발 2만5149명, 부가가치 유발 7156억 원, 수익금 333억 원이라는 성과를 냈다. 박람회라는 특수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지난해 순천만 방문객은 430만 명으로 여전히 전국 5위권을 유지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하구 생태계가 단순히 보존 대상이 아니라 지역 경제를 견인하는 동력임을 보여주는 수치다.

심포지엄에서는 4대강 하구별 복원 전략도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금강 하구의 경우 전라북도와 충청남도 간 물 이용 구조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현재 금강 하굿둑 인근에서 취수되는 물의 67%는 농업용, 33%는 공업용이며, 이 가운데 82%를 전북이 사용하고 충남은 18%만 사용하는 구조다. 하굿둑 개방 시 전북 지역의 용수 확보 문제가 제기되면서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공상현 충남도 물관리정책과장은 “현재 하구에서 10㎞ 상류 안에 4개 취수장이 있는데, 이를 하구에서 20㎞ 상류로 옮기고 기존 물 관로와 연결할 계획이다. 농·공업용수 공급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산강 하구에 대해서는 수문 개방 대신 해수 터널을 조성하는 방안이 제안됐다. 펄층이 두꺼운 영산강 하구 특성상 수문을 단순 개방할 경우 펄 배출과 양식장 피해, 침수와 침식 우려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송용식 지오시스템리서치 부사장은 “해수 터널을 뚫으면 해수 유통량 조절이나 하굿둑 안 저층수·오염 물질 배출, 염분·수위 통제 등에 모두 유리하다. 비용은 더 많이 들지만, 해수 터널 방식을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한강의 경우 신곡보를 하굿둑으로 볼 것인지를 두고 논쟁이 이어졌다. 신곡보는 하구에서 30㎞ 상류에 위치하지만, 물길 단절로 인한 녹조 발생과 기수역 축소, 오염물질 퇴적, 어업 피해 등 하굿둑과 유사한 문제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동언 서울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은 “앞으로 제정될 하구 복원 특별법에서 한강 하구와 신곡보를 포함해야 하고, 다른 하굿둑과 함께 신곡보를 우선 복원 대상 하구로 선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장 앞선 사례로는 낙동강 하굿둑이 제시됐다. 낙동강 하굿둑은 2019년부터 개방 실험을 거쳐 2022년부터 정식 개방에 들어갔으며, 기수역 조성에 따라 뱀장어와 연어를 비롯해 숭어, 농어, 고등어, 전어, 은어 등 다양한 어종이 돌아오고 있다. 박병우 한국수자원공사 부산권지사 하구통합운영부장은 “2026년엔 기수역 조성 일수를 200일 이상으로 확대하고, 2027년 대저수문 공사가 끝나면 기수역의 범위도 15㎞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심포지엄을 마친 뒤 참석자들은 ‘2025 국가하구 생태복원 공동선언’을 통해 하구 복원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선언문은 “‘낙동강 하굿둑 개방 확대, 금강·영산강 하구 생태계 복원 방안 검토’라는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를 성공적으로 이행하고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내년 상반기 안에 ‘하구복원 특별법’을 제정하라”고 요구했다. 하구 생태계가 환경을 넘어 국가 경쟁력의 핵심 자산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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