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축구의 상징 박지성(43)이 무릎 부상에도 불구하고 팬들을 위해 다시 한 번 그라운드를 밟았다.
지난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아이콘매치: 창의 귀환, 반격의 시작’에서 FC스피어 소속으로 선발 출전한 박지성은 55분을 소화하며 팬들에게 특별한 순간을 선물했다.
박지성이 45분 이상을 뛰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적 같은 장면이었다.
그는 선수 시절 내내 무릎 부상에 시달렸다.
2003년 연골판 제거 수술, 2007년 연골 재생 수술을 받았고, PSV 에인트호번 시절에는 사흘을 쉬어야 주말 경기에 나설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올 만큼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았다.
국가대표팀 일정과 유럽 무대에서의 혹독한 일정을 소화하던 그는 경기 직전 무릎에 찬 물을 주사기로 빼내면서까지 뛰었다.
이처럼 몸을 내던진 결과 박지성은 한국 축구사에 길이 남을 레전드가 됐지만, 선수 은퇴 후에도 평생 무릎 관리가 필요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지난해 아이콘매치에서 코치로 참가했던 박지성은 후반 막판 잠시 교체 출전해 5분간 뛰었다.
당시 그라운드에 들어서는 순간 관중석에서는 눈물을 흘리는 팬들이 있었고, 박지성이 페널티킥을 성공시키자 경기장은 ‘위송빠레’ 합창으로 가득 찼다.
이 장면은 지금도 축구팬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그 감동의 순간이 올해 박지성을 움직였다. 그는 1년 동안 몸을 만들며 출전을 준비했고, 결국 교체가 아닌 선발로 나서 경기장을 누볐다.
20여 년 전 태극마크를 달고 활약하던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그의 모습에 팬들은 큰 환호를 보냈다.
그러나 현실의 벽은 높았다. 하프타임 직전 박지성은 절뚝이며 라커룸으로 향했고, 결국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됐다.
벤치로 돌아온 그는 곧바로 무릎에 얼음팩을 대며 아이싱을 진행했다.
경기 후 무릎 상태를 묻자 박지성은 특유의 담담한 어조로 “붓겠지? 아마 2주 동안 또 절뚝절뚝 다녀야지”라고 말했다.
아이콘매치에 출전한 박지성의 선택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었다. 오랜 시간 자신을 응원해준 팬들에게 전하는 헌신이자 선물이었다.
무릎을 혹사 시키면서도 다시 한 번 경기에 나선 그의 모습은, 왜 박지성이 한국 축구의 상징이자 영원한 주장으로 불리는지를 다시금 보여줬다.
팬들은 경기장을 가득 채워 박지성의 이름을 외쳤고, 그는 그 환호 속에서 묵묵히 55분을 뛰었다. 경기력보다는 그 존재 자체가 감동을 주는 순간이었다.
그가 그라운드를 누빈 55분은 단순한 시간이 아니라, 수십 년간 이어진 박지성과 팬들의 특별한 인연을 다시 확인한 순간이었다.
전수인([email protected]) 기사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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