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항 스틸러스와 FC서울이 득점 없이 비기며 모두에게 아쉬움만 남긴 경기였습니다. 하지만 경기의 주인공은 단연 포항의 기성용이었습니다.
친정팀을 상대로 다시 한 번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며 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박태하 감독이 이끄는 포항 스틸러스는 9일 오후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36라운드 경기에서 김기동 감독의 FC서울과 0-0 무승부를 기록했습니다.
이로써 포항은 16승 7무 13패(승점 55)로 4위를, 서울은 12승 13무 11패(승점 49)로 5위를 유지했습니다.
이날 경기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이 걸린 중요한 승부였습니다.
경기 전 포항(승점 54)과 서울(승점 48)의 격차는 6점. 포항이 승리했다면 남은 두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최소 4위를 확보하며 ACL 엘리트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 서울은 승점 3점을 얻어야만 희망을 이어갈 수 있었지만, 결국 득점 없이 경기가 마무리되며 양 팀 모두 만족하지 못한 결과를 받아들였습니다.
포항은 조르지와 홍윤상이 전방에서 활발히 움직이며 골문을 두드렸고, 서울은 문선민이 예리한 슈팅을 시도했으나 양 팀 모두 결정력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후반전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지며 지루한 공방전이 계속됐습니다.
그럼에도 이날 경기에서 유독 눈길을 끈 인물은 포항의 중원을 책임진 기성용이었습니다.
친정팀 서울과의 시즌 두 번째 맞대결에서 그는 여전히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말을 증명했습니다.
기성용은 FC서울의 상징적인 존재였습니다.
2006년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서울에 입단해 세뇰 귀네슈 감독 밑에서 성장했고, 2009년까지 리그 베스트 11에 두 차례 선정되며 팀의 중심으로 활약했습니다.
이후 스코틀랜드 셀틱, 잉글랜드 스완지시티, 선덜랜드, 스페인 마요르카 등을 거치며 유럽무대에서도 이름을 알렸습니다.
2020년 여름 친정팀으로 복귀한 이후에도 서울의 주장으로 활약했지만, 올 시즌 김기동 감독 체제에서 출전 기회를 잃으며 결국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포항으로 향했습니다.
포항으로 이적한 후 기성용은 예전의 기동력을 완전히 회복하지는 못했지만, 여전히 탁월한 경기 운영 능력과 정확한 패스 감각을 자랑했습니다.
이날 역시 그는 중원에서 팀의 중심을 잡으며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오베르단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도 김종우와 함께 중원을 지배했고, 공격과 수비를 오가며 포항의 플레이 템포를 조율했습니다.
특히 경기 초반부터 그의 패스는 날카로웠습니다.
전반 4분, 단숨에 서울 수비 뒷공간을 가르는 전진 패스로 위협을 가했고, 전반 13분에도 동일한 장면을 연출해 서울 수비진을 흔들었습니다.
전반 40분에는 문선민의 슈팅을 막는 과정에서 자책골 위기를 맞았지만 흔들림 없이 경기를 이어갔습니다.
후반 24분에는 몸을 던져 결정적인 수비를 성공시키는 등 공수 양면에서 활약했습니다.
경기 종료 시점까지 89분을 소화한 기성용은 통계에서도 단연 눈에 띄었습니다.
드리블 성공률 100%, 패스 성공률 88%, 롱패스 성공률 100%, 팀 내 최다 키패스, 볼 획득 9회, 경합 성공률 100%, 클리어링 3회. 수치만으로도 그의 노련함과 안정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비록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기성용의 존재감은 서울의 중원을 완벽히 제압했습니다.
특히 최근 서울이 중원 조합 문제로 고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를 내보낸 김기동 감독의 선택이 다시금 회자될 정도였습니다.
서울 팬들로서는 반가움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박태하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기성용이 보여준 경기 운영 능력은 팀 전체의 밸런스를 잡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경험 많은 선수의 존재감이 어떤 의미인지 잘 보여준 경기였다”고 평가했습니다.
한편 포항은 A매치 휴식기를 마친 뒤 오는 22일 홈에서 우승팀 전북 현대와 파이널 라운드 4번째 경기를 치릅니다.
ACL 진출권 확보를 위해 반드시 승점 3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기성용의 노련한 발끝이 또 한 번 팀의 희망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김용현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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