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핵심 요약
최근 크리에이터 '머무르'가 AI로 만든 곡이 국내 음원 차트 최상위권에 오르면서 AI 음악 저작권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현행법상 AI 창작물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관련 제도의 공백이 드러났으며, K팝 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 크리에이터 '머무르'의 AI 활용곡이 국내 주요 음원 차트 최상위권에 오르며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
- 현행 저작권법은 AI 창작물에 대한 기준이 없어 제도적 공백 상태에 놓여 있다.
- 전문가들은 AI를 창작 도구로 보거나, 팬덤 기반 K팝 산업에는 한계가 있다는 등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만든 노래가 국내 주요 음원 차트 최상위권에 오르며 저작권 논란에 불을 붙였다. 크리에이터 '머무르'의 AI 곡 '꿈꾸던 어른이 되었나요?'가 큰 인기를 끌자, AI 음악 저작권 창작물의 저작권 범위를 둘러싼 사회적 논의가 본격화됐다.

차트 3위까지 오른 AI 노래, 인간의 감성을 흔들다
최근 주목받는 AI 음악은 크리에이터 '머무르'가 AI 음원 생성 프로그램 '수노(SUNO)'를 사용해 만든 '꿈꾸던 어른이 되었나요?'이다. 사람이 기획하고 가사를 썼지만, 멜로디와 보컬은 AI 기술로 구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곡은 국내 최대 음원 플랫폼 멜론 'TOP100' 차트 3위, 유튜브 '한국 인기곡 TOP100'에서는 2위까지 올랐다.
차트 성적을 넘어 대중의 공감도 얻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진성과 가성을 넘나드는 호소력 짙은 보컬이 화제가 되며, 노래를 듣고 자신의 사연을 댓글로 남기는 이용자들이 이어졌다. 실제 가수들이 이 노래를 커버하거나 다른 가수의 목소리를 AI로 학습시켜 만든 커버 영상이 등장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재창작되고 있다.
AI가 만든 음악이 음원 차트에 진입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 크리에이터 '조선힙합'이 발표한 AI 활용곡 '마음의 숲' 역시 멜론 톱100에 진입한 바 있다. 임희윤 대중음악평론가는 "조선힙합이 위로를 건네는 2인칭의 노래였다면, 머무르는 고뇌하는 1인칭의 목소리로 다가온다"며 "마치 진짜 인간의 슬픔이 밴 목소리처럼 들린다"고 평가했다.

공백 상태에 놓인 AI 음악 저작권, 제도는 기술을 따라가지 못해
AI 음악이 대중음악 시장에 속속 진입하고 있지만 관련 제도는 제자리걸음이다. 현행 저작권법은 인간의 창작적 표현을 보호 대상으로 삼는다. 이 때문에 AI 창작물에 인간이 얼마나 기여해야 저작권을 인정받을 수 있는지 명확한 기준이 없는 '공백' 상태다.
기준 마련 나섰다 22일 만에 철회한 음저협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는 지난 8월, 작사·작곡·편곡 등에서 인간의 창작적 기여가 인정되면 신탁 등록을 허용하는 기준을 발표했다. 그러나 국회와 정부가 사회적 합의가 더 필요하다고 지적하자, 발표 22일 만에 이를 철회하며 논의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드러난 저작권 관리의 허점
제도적 미비는 저작권 관리의 허점으로 이어진다. 감사원이 지난 3월 공개한 감사 결과에 따르면, 2024년 음저협에 대량으로 곡을 신규 위탁한 29명의 음원 8,540곡 중 60.9%인 5,200곡이 AI를 활용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음저협을 포함한 6개 음악 관련 단체는 AI 음악 탐지 프로그램을 공동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엇갈린 시선: '새로운 도구' vs '지속 불가능성'
AI 음악의 미래를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창작의 지평을 넓히는 새로운 도구라는 시각과, 인간 고유의 아우라와 팬덤 문화를 대체할 수 없다는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맞선다.
"규제만이 능사 아냐…창작의 도구로 봐야"
AI 활용을 규제하는 것이 시대착오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임희윤 평론가는 "음악 창작은 이미 오래전부터 마우스를 이용해 음을 배치하고 선택하는 과정의 연속이었다"며 "AI는 이 과정을 더 쉽고 직관적으로 만들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음저협의 신탁 등록만 규제하면 창작자들이 유튜브 등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K팝 핵심은 팬덤, AI 음악의 명확한 한계"
AI 음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AI 음악이 차트 상위권에 오르는 사례는 늘겠지만, 대중은 결국 사람이 창작한 아우라에 가치를 부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K팝 산업의 핵심이 가수와 팬의 상호작용을 통한 팬덤 형성에 있는 만큼, 관계 구축이 어려운 AI 음악은 수익 창출에 명확한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술과 제도의 동행, K팝 산업의 새로운 과제
생성형 AI 기술은 창작의 가능성을 넓히며 이미 우리 곁에 다가왔다. AI 음악의 등장은 기술 발전을 넘어, 창작의 정의와 저작권의 범위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는 과제를 던진다. 기술 발전 속도에 맞춰 제도를 정비하고 건강한 산업 생태계를 보호할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자주 묻는 질문
AI가 만든 음악도 저작권 등록이 가능한가요?
현재로서는 명확한 기준이 없습니다. 현행 저작권법은 인간의 창작물만을 보호 대상으로 하고 있어, AI의 기여도를 어떻게 평가하고 보호할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진행 중입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관련 기준을 발표했으나 사회적 합의가 더 필요하다는 지적에 철회한 바 있습니다.
AI 음악이 K팝 시장을 대체할 수 있을까요?
전문가들은 회의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AI 음악이 단기적으로 인기를 얻을 수는 있지만, 가수와 팬의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되는 팬덤 문화가 K팝 산업의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인간적 교류가 없는 AI 음악은 수익 창출에 명확한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댓글을 남기려면 로그인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