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핵심 요약
서울 여의도 재건축 사업의 첫 주자인 대교아파트가 10월부터 이주를 시작한다.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으로 사업은 빠르게 진행되지만, 심각한 전세난으로 인해 거주지를 구하지 못한 고령의 원주민들은 경기 파주, 강원 원주 등 서울 외곽으로 밀려나는 등 이주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여의도 재건축 1호 단지인 대교아파트가 10월 1일부터 이주를 시작한다.
- 신속통합기획으로 사업 속도는 빠르지만, 심각한 전세난이 이주민의 발목을 잡고 있다.
- 고령 원주민들은 저렴한 전셋집을 찾아 경기 파주, 강원 원주 등 외곽으로 이동하고 있다.
여의도 재건축 1호 ‘대교아파트’ 이주 시작…기대와 우려 교차
여의도 재건축 사업의 첫 주자인 대교아파트가 10월 1일부터 본격적인 이주 절차에 들어간다.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사업 속도를 높인 만큼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만, 심각한 전세난으로 이주할 곳을 찾지 못한 원주민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특히 평생을 여의도에서 보낸 고령의 집주인들은 저렴한 전셋집을 찾아 서울 외곽을 넘어 경기 파주, 강원 원주까지 밀려나는 상황이다.
지난 2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대교아파트 단지에는 시공사인 삼성물산의 재건축 축하 현수막과 함께 ‘2027년 3월 31일까지 이주를 완료해야 한다’는 안내문이 곳곳에 붙어 있었다. 25년간 이곳에 살았다는 한 주민(73)은 “여기서 노후를 마무리하려 했는데, 이 나이에 파주, 원주까지 전셋집을 알아보고 있다”며 “타지에서 혼자 어떻게 살아야 하나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여의도 재건축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대교아파트에 관리처분인가 축하 현수막이 걸려 있다.(사진 - AI 생성)
신속통합기획 1호, 이례적으로 빠른 사업 속도
여의도 대교아파트는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자문사업 1호 대상지로, 여의도 재건축 단지 중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르다. 신속통합기획은 서울시가 정비계획 수립 단계부터 공공성과 사업성의 균형을 맞춘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신속한 사업 추진을 지원하는 제도이다. 대교아파트는 2024년 1월 조합 설립 이후 약 2년 4개월 만인 올해 5월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고 이주 단계에 들어섰다.
현재 최고 12층, 576가구 규모인 대교아파트는 재건축을 통해 최고 49층, 912가구의 ‘래미안 와이츠’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빠른 사업 속도에 대한 기대감은 시세에도 반영되어 지난 7월과 8월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매수세는 주춤해진 상태다.
전세난에 갈 곳 잃은 원주민들…엇갈리는 희비
이주를 앞둔 주민들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는 앞으로 수년간 지낼 임시 거처를 구하는 일이다. 하지만 여의도 내에서는 전세 매물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다들 여의도에 남길 희망하지만 전세는 씨가 말랐다”며 “어쩌다 물건이 나와도 예전 매매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주 여건에 따라 주민들의 반응도 엇갈린다. 가족이 보유한 다른 주택으로 이주하는 한 70대 주민은 “분담금이 비싸긴 하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낀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반면 다른 주민은 “신축 아파트를 받아도 보유세를 감당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며 “입주까지 최소 6년은 걸린다는데 아득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고령층, 파주·원주까지 '원정'
특히 현금 여력이 부족한 고령층의 어려움이 크다. 이들은 서울에서 저렴한 전셋집을 구하지 못해 1억 원대 전세를 찾아 경기 파주나 강원 원주까지 알아보는 실정이다. 일부는 실버타운 입주를 대안으로 고려하고 있지만, 이 역시 쉬운 선택은 아니다.
자녀 교육 위해 목동으로 이주
자녀 교육 문제로 고민하는 가구도 많다. 중학생 자녀를 둔 한 40대 주민은 교육 환경을 고려해 목동으로 이주를 결정했다. 그는 “여름에 미리 전셋집을 구했다”며 “지금 사는 곳보다 평수를 줄여 이사한다”고 말했다.
분담금·보유세 부담에 매도 고려도
이주비 문제 외에 추가 분담금과 재건축 이후의 보유세도 주민들에게는 큰 경제적 부담이다. 이 때문에 일부 고령 집주인들은 재입주를 포기하고 아파트를 매도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분담금을 낼 여력이 부족한 경우, 차라리 매도해 자녀에게 증여하겠다는 판단을 하는 분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교아파트는 투기과열지구에 있어 조합설립인가 이후 조합원 지위 승계가 원칙적으로 제한된다. 다만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상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예외적으로 조합원 지위 양도가 허용될 수 있다. 대표적으로 1세대 1주택자가 해당 주택을 10년 이상 소유하고 5년 이상 거주한 경우 등이 해당한다.
전문가 “이주 수요 고려한 속도 조절 필요”
전문가들은 현재 전세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재건축·재개발 단지 주민들의 이주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서광채 한양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금 시장은 전셋집 구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주비도 충분치 않아 현금이 없는 주민은 생활 근거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가야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서 교수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 이주 수요는 중요한 고려사항”이라며 “전월세난이 심화할 경우, 향후 다른 단지들의 사업에서는 속도 조절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자주 묻는 질문
여의도 대교아파트 재건축은 왜 이렇게 빨리 진행되나요?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자문사업 1호 대상지로 선정되어, 조합 설립부터 관리처분계획인가까지의 절차가 이례적으로 단축되었습니다.
이주하는 주민들은 주로 어디로 가나요?
여의도 내 전세 매물 부족으로 인근 당산·마포나 자녀 교육을 위해 목동으로 이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현금 여력이 부족한 고령층은 전셋값이 저렴한 경기 파주, 강원 원주까지 알아보는 상황입니다.
재건축 후 다시 입주하지 않고 아파트를 팔 수도 있나요?
네, 가능합니다. 대교아파트는 투기과열지구지만 10년 이상 보유하고 5년 이상 거주한 조합원은 예외적으로 조합원 지위를 넘겨 매매할 수 있습니다. 추가 분담금이나 보유세 부담으로 매도를 고려하는 주민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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