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핵심 요약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개원 30주년 강연에서 박지선 프로듀서는 인공지능 기술 발전이 이끄는 현대사회를 '마찰 없는 사회'로 진단했다. 디지털 편의성 뒤편에 가려진 물리적 노동의 외주화 문제를 지적하며, 기술시대 예술은 밀려난 신체성을 다시 드러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예종 무용원 개원 30주년 기념 강연에서 기술과 신체의 관계를 논의했다.
- 박지선 프로듀서는 디지털 편의 이면의 '마찰의 외주화' 문제를 지적했다.
- 기술 중심 시대에 예술가는 사라진 신체를 가시화하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기술이 일상의 불편을 지우는 시대에 인간 신체의 가치와 예술적 의미를 짚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인공지능을 비롯한 디지털 기술이 인간의 감각과 창작 환경을 바꾸는 가운데, 신체를 기반으로 삼는 무용 예술이 마주한 과제와 방향성을 논의하는 현장이 열렸다. ‘마찰 없는 사회’ AI 시대… 몸이 던지는 불편한 질문

개원 30주년 맞은 한예종 무용원의 '몸, 그리고 내일' 강연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은 개원 30주년을 맞아 기술과 신체의 관계를 다각도로 탐색하는 특별 강연 '몸, 그리고 내일'을 서울 서초캠퍼스에서 진행했다.
2026년 10월 19일 서울 서초구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초캠퍼스 무용실기실에는 무용원 재학생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특별 강연 프로그램은 10월 16일과 19일, 20일 세 차례에 걸쳐 집중적으로 열렸다.
강연장 화면에는 권병준 작가의 관객 참여형 전시 '자명리 공명 마을' 현장 사진이 올랐다. 이 전시는 관객이 헤드셋을 착용한 채 전시 공간을 거닐며 각자 다른 소리를 듣고, 다른 관객에게 다가가 인사를 건네야만 소리가 교환되는 구조를 지닌다. 기술을 매개로 삼았으나 관객이 물리적으로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소통이 일어나지 않는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본질은 기술이 아닌 신체라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강연자로 나선 박지선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는 '기술시대에 몸을 어떻게 사유할 것인가'를 발제 주제로 올렸다. 박 프로듀서는 기술이 창작 도구를 넘어 인간의 지각 방식과 신체 경험 전반을 바꾸는 상황에서 무용수가 마주해야 할 질문을 던졌다.
'마찰 없는 사회'와 디지털 이면의 노동 문제
박지선 프로듀서는 고도화된 기술 환경이 일상의 불편과 저항을 지워내는 현상을 '마찰 없는 사회'라는 개념으로 짚었다.
인공지능을 비롯한 첨단 기술이 보편화되면서 이용자는 원하는 정보를 손쉽게 얻고 시행착오나 불편한 과정을 건너뛸 수 있게 됐다. 박 프로듀서는 "AI 덕분에 굉장히 편리하게 살고 있다"며 "왜라고 질문할 필요도 없고, 불편할 일도 없으며 점점 마찰 없는 세상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끄러운 디지털 환경 이면에는 가려진 물질적 대가와 물리적 노동이 상존한다.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식히기 위해 쓰이는 막대한 양의 물, 인공지능 학습 데이터를 분류하고 유해 콘텐츠를 정제하는 작업에는 인간의 신체 노동이 여전히 투입된다.
박 프로듀서는 디지털 편의 이면에 남은 부담이 저임금·불안정 노동자에게 전가되는 현실을 두고 '마찰의 외주화'라고 지적했다. 편리함이 극대화되는 동안 물리적 마찰과 불편은 보이지 않는 노동으로 떠넘겨진다는 분석이다.
기술시대 예술가가 마주해야 할 질문과 향후 일정
기술시대 예술가는 제작 도구로서의 기술 활용법에 머무르기보다 디지털 환경에서 밀려난 신체를 어떻게 가시화할 것인지 질문해야 한다.
박 프로듀서는 현장에서 "사라진 몸, 밀려난 몸을 어떻게 드러내고 관객과 부딪히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작업의 매끄러움이 누구의 마찰 위에 있는가를 항상 생각해야 한다"며 창작 과정에서 신체성과 사회적 책임을 함께 돌아볼 것을 당부했다.
문화예술계 전반에서는 기술을 접목한 실험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전시 현장에서 마음AI 권기수 작가전서 AI 도슨트 실험처럼 인공지능 기술을 관객 안내에 도입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으며, 공연예술 분야 역시 기술 수용과 신체적 실천의 경계를 새롭게 모색하는 추세다.

한예종 무용원은 10월 강연에서 나온 화두를 바탕으로 창작과 비평의 외연을 넓히는 후속 기획을 이어간다. 11월과 12월에 걸쳐 심화 프로그램을 순차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표: 한예종 무용원 개원 30주년 기념 강연 및 후속 프로그램 개요
| 프로그램 구분(구분) | 운영 일정(일시) | 주요 참여진(인명 및 직책) | 핵심 주제 및 내용(내용) |
|---|---|---|---|
| 기념 강연 '몸, 그리고 내일' | 2026년 10월 16일, 19일, 20일 | 박지선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 김원영 작가, 케르스틴 슈로트 예술감독, 이진아 드라마투르그 | 기술시대 신체 사유, 마찰 없는 사회와 마찰의 외주화, 신체 예술의 역할 탐색 |
| 무용원 연계 후속 프로그램 | 2026년 11월~12월 예정 | 무용원 교수진, 재학생 및 초청 전문가 | 강연에서 도출된 기술·신체 담론의 심화 연구 및 창작 실천 방안 모색 |
출처: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2026)
위 표는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이 10월 특별 강연을 시작으로 11월과 12월까지 기술과 신체 담론을 확장하는 단계별 추진 일정을 보여준다.
자주 묻는 질문
강연에서 언급된 '마찰 없는 사회'는 어떤 의미인가요?
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의 발전으로 정보 습득과 작업 과정에서 겪던 불편함이나 시행착오가 사라져 매끄러워진 사회 환경을 의미합니다.
'마찰의 외주화'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나요?
디지털 서비스의 편리함을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인 데이터센터 냉각수 관리, 유해 콘텐츠 검수 등의 물리적 노동이 저임금·불안정 노동자에게 전가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한예종 무용원의 향후 관련 일정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10월 특별 강연에서 제기된 신체와 기술 담론을 바탕으로 2026년 11월과 12월에 걸쳐 후속 심화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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