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핵심 요약
정부와 정치권이 가상자산 과세 유예를 유력하게 검토하자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전산망 정비와 자금 이탈 방지를 기대하며 반색하고 있다. 반면 학계와 시민사회는 잦은 유예가 조세 원칙과 정책 신뢰도를 무너뜨린다고 지적한다.
- 거래소 업계는 표준 전산망 부재와 거래 유형별 산정 기준 미비를 이유로 과세 유예 검토를 환영하고 있다.
- 과세가 미뤄지면 국내 거래소 투자자의 해외 거래소 및 탈중앙화금융(DeFi) 자금 이탈 우려가 완화될 전망이다.
- 학계와 참여연대는 제도의 거듭된 연기가 조세 형평성과 정책 일관성을 심각하게 해친다고 비판했다.
정부와 정치권이 가상자산 과세 유예를 유력하게 검토하면서 시행 연기를 요구해온 가상자산업계의 기대감이 커지는 반면, 조세 원칙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과세를 둘러싼 기술적 행정 인프라의 미비와 해외 거래소로의 자금 이탈 우려가 유예 추진의 주된 근거로 거론되지만, 네 번째 연기는 정책 신뢰도를 떨어뜨린다는 반론 역시 만만치 않다.

당정청 유예 검토 배경과 업계 기대감
정부와 여당, 청와대가 가상자산 과세 유예에 무게를 두는 기류가 형성되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일제히 반색하는 분위기를 나타냈다. 현행 소득세법상 가상자산 과세는 2020년 법 개정으로 도입된 이후 이미 세 차례 시행이 미뤄졌으며, 이번에 추가 유예가 확정되면 도입 이래 네 번째 연기가 된다.
국내 5대 원화거래소인 업비트, 빗썸, 코인원, 디지털엑스, 고팍스는 내년 1월로 예정된 제도 시행을 앞두고 현실적인 행정 준비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호소해왔다. 국세청이 다음 달 세부 과세 기준을 고시하겠다고 예고했으나, 현장에서는 남은 기간 안에 관련 전산망을 완비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업계는 이번 유예 방침 검토를 통해 과세 기준을 차분히 정비하고 전산 연계 시스템을 구축할 물리적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산망 부재와 세부 과세 기준 미비의 현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제도 시행에 난색을 보이는 핵심 원인은 국세청과 직접 연결되는 표준화된 전산망과 세부 산정 기준의 부재에 있다. 전통적인 은행이나 증권사와 같은 금융회사와 달리, 가상자산 사업자는 국세청에 거래 자료를 자동으로 제출할 수 있는 공통 전용 전산망을 갖추지 못했다.
거래소마다 상이한 데이터 체계도 걸림돌로 꼽힌다. 원화 입출금 내역을 비롯해 지갑 주소, 가상자산별 보유 수량은 물론 하드포크, 에어드롭, 스테이킹 등 복잡한 블록체인 거래 유형을 일관되게 규정할 표준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다. 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과세자료를 시스템에서 자동으로 추출하려면 취득가액과 하드포크·스테이킹 등 거래 유형별 산정 기준이 먼저 정해져야 한다"며 "과세가 유예될 경우 인프라 구축에도 시간이 확보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거래소 관계자 역시 거래 정보를 일관되게 집계할 행정 체계가 선행되어야 시스템 개발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해외 거래소 자금 이탈 우려와 시장 파급효과
가상자산 과세 유예가 거론되는 또 다른 배경에는 국내 시장에서 해외 거래소나 탈중앙화금융(DeFi)으로 빠져나가는 자금 이탈을 억제하려는 목적이 자리 잡고 있다. 국내 거래소의 경우 다양한 파생상품 거래가 이미 제한되어 있어 자금 유출 압박을 받아왔는데, 세금 부과까지 겹치면 투자자들의 국외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투자자 보호와 함께 해외 거래소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어 온 시장 상황에서, 한 가상자산 업체 대표는 "국내 거래소는 여러 파생 상품 거래도 막혀있어 이미 자금이 이탈하는 상황이었고, 과세가 이를 촉진할 수 있었다"면서 "한시적으로나마 자금 이탈 확대 우려를 불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과세가 연기되면 국내 거래 환경의 경쟁력 약화를 일정 부분 방어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찬반 의견과 과세 유예 쟁점 정리
가상자산 과세 유예를 둘러싼 입장은 시장 안정과 인프라 확보를 내세우는 찬성 측과 조세 정의 및 집행 가능성을 강조하는 반대 측으로 뚜렷하게 나뉜다. 아래 표는 과세 추가 유예에 대한 주요 쟁점과 양측의 논거를 정리한 내용이다.
표: 가상자산 과세 유예 찬반 주요 쟁점 비교
| 구분 | 추가 유예 찬성 (업계 중심) | 추가 유예 반대 (학계·시민단체) |
|---|---|---|
| 인프라 구축 | 표준화 전산망 부재로 사전 정비 기간 필수 | 국세청 고시 후 구축 가능, 시행 중 점진 보완 |
| 자금 흐름 | 해외 거래소 및 탈중앙화금융(DeFi) 이탈 방어 | 국제 정보 교환 공조로 해결할 정책 과제 |
| 조세 형평성 | 거래 유형별 취득가액 산정 기준 정립 우선 | '소득 있는 곳에 과세' 원칙 훼손 및 신뢰 추락 |
| 유예 명분 | 투자 환경 안정 및 시스템 오류 방지 | 선거와 여론 의식한 정치적 결정에 불과 |
(출처: 가상자산업계 및 학계·시민단체 입장 종합, 2026)
과세 유예 찬성 측은 안정적인 세무 인프라 구축과 자금 유출 방지를 강조하는 반면, 반대 측은 세 차례나 미뤄진 제도를 다시 연기하는 것은 조세 원칙을 후퇴시키는 처사라고 맞선다.

조세 형평성과 정책 일관성 훼손 비판
과세 유예 기류에 대해 학계와 시민사회에서는 거듭된 제도 후퇴가 조세 형평성과 정책 일관성을 심각하게 무너뜨린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기술적 미비점을 이유로 네 번째 유예를 단행하기보다는, 예정대로 시행하면서 제도적 허점을 단계적으로 메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현동 배재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세청 고시가 나오면 세금을 어떻게 계산해야 하는지 명확해질 것이고, 과세 시스템 구축도 진행되고 있어 추가 유예가 필요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해외 거래 정보 교환 등 미비한 부분은 시행하면서 점진적으로 보완하면 되며, 양도소득과 기타소득의 분류 문제도 이미 충분히 검토된 사안인 만큼 유예 기간을 더 둘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시민단체의 반발도 거세다.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는 26일 발표한 성명에서 "오랜 논의를 거쳐 과세 제도를 마련해 놓고 정치권이 여론과 선거를 의식해 시행을 반복적으로 미루는 것은 조세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일관성을 무너뜨린다"고 비판했다. 이어 당정 일각에서 과세 유예 명분으로 거론하는 청년층 배려와 관련해 과세 유예가 청년 자산형성에 도움된다는 근거는 없다고 지적하며, 예정대로 과세를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자주 묻는 질문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과세 유예를 요구하는 핵심 이유는 무엇인가요?
국세청과 직접 연결되는 표준 전산망이 없고 하드포크나 스테이킹 등 거래 유형별 산정 기준이 정립되지 않아 행정적 준비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과세가 예정대로 시행될 경우 시장에서 우려하는 부작용은 무엇인가요?
국내 거래소에 대한 규제 부담으로 인해 국내 투자자들의 자금이 해외 거래소나 탈중앙화금융(DeFi)으로 빠르게 유출될 수 있다는 점이 꼽힙니다.
학계와 시민단체가 추가 유예를 반대하는 주된 논거는 무엇인가요?
소득 있는 곳에 과세한다는 기본 원칙이 흔들리고, 정치적 이해관계로 시행을 거듭 미루면 조세정책의 일관성과 신뢰도가 훼손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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