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밥 한 줄을 사 먹는 데도 망설여지는 시대가 됐다.
주요 외식 메뉴 가격이 한 달 새 또다시 오르면서, 점심 한 끼조차 부담스러운 현실이 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운영하는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이 공개한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 지역의 대표 외식 메뉴 가운데 다섯 가지가 전달보다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김밥, 비빔밥, 칼국수와 같이 서민들이 일상적으로 즐겨 찾는 메뉴들의 가격 인상이 두드러졌다.
김밥 한 줄의 평균 가격은 지난달 기준 3천623원으로 전달보다 23원(0.6%) 상승했다.
단순히 수십 원 오른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자주 소비하는 식사 항목이라는 점에서 체감 물가는 훨씬 높다.
같은 기간 삼겹살 200g은 2만276원에서 2만447원으로 171원(0.8%) 올랐고, 삼계탕 역시 1만7천346원에서 1만7천500원으로 154원(0.9%) 증가했다.
외식 메뉴 전반에서 소폭이지만 전반적인 상승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가격 인상은 김밥, 삼겹살, 삼계탕뿐 아니라 비빔밥과 칼국수에도 영향을 미쳤다.
비빔밥은 1만1천423원으로 전달보다 38원(0.3%) 올랐고, 칼국수는 9천615원으로 153원(1.6%) 상승해 상승률로는 칼국수가 가장 높았다.
반면 냉면(1만2천115원), 김치찌개 백반(8천500원), 자장면(7천500원)은 전달과 같은 가격을 유지하며 보합세를 보였다.
한 달 사이 조사된 외식 메뉴 8개 중 5개 항목이 가격 인상세를 보였다는 점은 런치플레이션(런치+인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를 다시금 실감하게 한다.
특히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김밥과 칼국수, 비빔밥 등은 점심식사로 자주 소비되는 메뉴라는 점에서 체감 물가 상승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최근 한 달간의 소폭 상승보다 지난 1년간 누적된 인상률이 훨씬 크다는 점이다.
지난해 4월과 비교했을 때 김밥 가격은 무려 7.8% 상승했다. 비빔밥은 6.1% 올랐고, 칼국수와 자장면은 5.0% 상승했다.
김치찌개 백반도 4.7%, 냉면과 삼계탕은 3.6%, 삼겹살은 2.3% 올라 전반적인 외식물가가 꾸준히 오름세를 이어온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상승세는 대부분의 서민들이 자주 소비하는 식품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체감도는 더욱 클 수밖에 없다.
특히 김밥은 간편한 점심 메뉴로 오랜 시간 사랑받아 왔지만, 김 등 주재료 가격 인상과 함께 인건비, 점포 임대료, 전기·수도 요금 등의 운영비용이 동반 상승하면서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김밥 가격은 좀처럼 안정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중저가 분식집마저 김밥 한 줄에 4천 원에 육박하는 현실은, 더 이상 김밥이 ‘가벼운 한 끼’가 아님을 보여준다.
외식비와 더불어 개인 서비스 요금도 함께 오르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서울 지역 기준 신사복 상하 드라이클리닝 세탁료는 지난달 9천923원으로 전달보다 231원(2.4%) 인상됐다.
미용료 역시 2만3천846원으로 전달보다 231원(1.0%) 증가했고, 숙박료는 5만3천385원으로 77원(0.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용료(1만2천538원)와 목욕료(1만692원)는 전달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생활 전반의 물가가 소리 없이 오르면서, 국민들의 소비 심리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물가는 오르지만 소득은 제자리라는 인식 속에서, 소비자는 더욱 알뜰한 소비를 추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외식 한 끼 가격이 1만 원을 훌쩍 넘기면서, 가정식이나 도시락 소비가 다시 주목받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정부와 지자체가 물가 안정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추진하고는 있으나, 외식과 같은 민간 가격 영역은 자율적으로 결정되는 만큼 단기간에 뚜렷한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김밥, 칼국수, 비빔밥처럼 서민들의 일상에 밀접한 메뉴들이 고물가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외식업계 전반의 구조적인 원가 부담을 해소할 근본적인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이소율 ([email protected]) 기사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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