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레콤 해킹 사고 여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방송통신위원회 산하 통신분쟁조정위원회가 SK텔레콤에 연말까지 해지를 원하는 이용자에 한해 위약금을 전액 면제하라는 직권 조정 결정을 내렸다.
이번 결정은 SK텔레콤이 지난달 제한적으로 시행했던 위약금 면제 조치를 확대하라는 정부 당국의 판단으로, 회사 입장에서는 재정 부담과 고객 이탈이라는 이중고를 안게 될 전망이다.
21일 통신분쟁조정위원회는 올해 12월 31일까지 SK텔레콤 이동통신 서비스 이용자가 해지를 요청할 경우, 위약금을 전액 면제하라는 내용의 직권 조정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법정기구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법적 강제력은 없으나 상당한 행정적 권고 효과를 가지며, 수용 여부에 따라 후속 절차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달 4일, 해킹 사고 이후 일정 기간 안에 해지를 신청한 고객에 한해 위약금을 면제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당시 면제 적용 기간은 같은 달 14일까지로, 총 10일간의 짧은 기간 내 해지하는 경우에 한해 위약금을 면제했다.
그러나 방통위는 이러한 제한적 조치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위원회는 고객의 계약 해지권은 본질적으로 법률상 보장된 권리이며, 이를 일방적으로 기한을 정해 소멸시킬 근거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SK텔레콤이 이용자에게 보낸 위약금 면제 관련 안내가 장문의 문자메시지 한 통에 그친 점, 해당 기간이 지나치게 짧았던 점 등을 지적했다.
또한, 이용자들에게 충분한 정보 제공과 선택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다고 결론지었다.
또한 이번 조정 결정에는 SK텔레콤의 유선 결합상품 해지에 따른 위약금 문제도 포함됐다.
위원회는 인터넷, IPTV 등 유선 서비스 해지로 인해 이용자가 부담한 위약금의 50%를 SK텔레콤이 부담하도록 결정했다.
이 같은 판단은 전체적인 고객 보호와 함께 피해 구제에 대한 합리적인 책임 분담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이번 결정에 대해 "직권 조정안을 면밀히 검토 중이며, 내부 논의를 거쳐 대응 방향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SK텔레콤이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해킹 사고 이후 이미 약 60만 명에 달하는 가입자 순감 현상을 겪고 있으며, 위약금 면제에 따른 수백억 원 규모의 손실도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SK텔레콤이 이번 직권 조정 결정에 불복할 경우 법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통신분쟁조정위원회의 결정은 법적 강제성은 없지만, 당사자가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민사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향후 SK텔레콤의 결정에 따라 논란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오는 27일 SK텔레콤 해킹 사고와 관련한 제재안을 전체회의에 상정하기로 하면서, 이번 조정 결정과의 연관성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실제로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제재는 통상적인 과징금 부과 외에도 기업의 피해 구제 노력, 고객 보호 조치 등이 정성적 평가 요소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과징금 규모를 산정할 때 위약금 면제 여부나 고객 보호 조치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조정 결정이 SK텔레콤의 향후 과징금 규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과징금은 관련 사업 매출액의 최대 3%까지 부과될 수 있으며, 유출 사고와 직접 관련이 없는 매출은 산정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의 지난해 무선통신사업 매출 12조7700억 원을 기준으로 할 경우, 최대 약 3800억 원 수준의 과징금 부과도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다만, 피해자 보상 노력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 SK텔레콤이 추진해온 여러 대응이 반영될 경우, 과징금은 1000억 원 안팎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번 방통위의 조정안이 실제로 기업의 수용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이나, 고객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공공기관의 명확한 의지는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향후 SK텔레콤의 대응과 관련 제재 절차가 어떻게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소율 ([email protected]) 기사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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