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핵심 요약
국내 한 문학상에서 AI 소설 집필 의혹이 제기된 작품의 수상이 취소되면서 문학계가 창작 과정 검증이라는 새로운 과제에 직면했다. 국내외 문학상들은 AI 작품 응모를 금지하거나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등 각기 다른 방식으로 대응하며, 창작의 정의와 작가성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 국내 문학상에서 AI 집필 의혹으로 최종 수상작 선정이 무산되는 첫 사례가 발생했다.
- 문학계는 AI 작품 전면 금지, 가이드라인 제시, 윤리 서약서 의무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 AI 탐지 프로그램의 한계가 지적되면서, 작가의 작업 기록 검토 등 종합적인 검증 절차가 대안으로 논의된다.
수상작 없는 공모전, AI 소설 논란 수면 위로
최근 국내 한 장편소설 공모전에서 인공지능(AI) 집필 의혹이 제기돼 최종 수상작 선정이 무산됐다. 최종심에 오른 한 작품이 이례적으로 짧은 기간에 완성됐고, 작가는 심사위원 면담에서 작품의 줄거리나 구상 과정 같은 기본적인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 작가는 의혹을 부인했지만, 심사위원들은 오랜 논의 끝에 ‘수상작 없음’을 결정했다. 이 사건은 국내 문학상에서 AI 소설 논란이 수상 결과에 직접 영향을 미친 첫 사례로 꼽힌다.

금지·가이드라인·서약서…문학상들의 각기 다른 대응
생성형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문학계는 작품의 문학성뿐 아니라 작가의 창작 과정 검증이라는 새로운 과제를 안게 됐다. 국내 주요 문학상들은 AI 소설 문제에 저마다 다른 해법을 내놓고 있다. 대응 방식은 크게 전면 금지, 가이드라인 제시, 윤리 서약서 의무화로 나뉜다.
| 문학상 | 주관 기관 | 대응 방식 |
|---|---|---|
| 창비신인문학상 | 창비 | 공모 요강에 “AI 제작 작품 응모 불가” 명시 |
| 문학동네 어린이 문학상 | 문학동네 | 자체 가이드라인 마련, AI 활용 시 범위 고지 의무화 |
| SNU 초단편소설공모전 | 서울대학교 | AI 활용 전면 금지 및 ‘생성형 AI 활용 윤리 서약서’ 제출 |
문학동네 어린이 문학상은 맞춤법 검사나 자료 조사 같은 보조적 AI 사용은 허용하지만, 집필 과정에 활용했다면 이용 서비스와 범위를 반드시 밝히도록 했다. 주최 측은 필요할 경우 프롬프트나 창작 노트 등 구체적인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도 있다. AI 창작에 대한 문학계의 고민이 깊어지는 가운데, 창작의 범위를 정의하고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도 활발하다. 정부 역시 인간의 창의적 기여가 없는 AI 산출물은 저작권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바 있다.

해외 문학계도 갑론을박…엇갈리는 심사 기준
해외 문학계 역시 AI 소설 논란으로 고심하고 있으며, 같은 작품을 두고 문학상마다 판단이 엇갈리는 사례도 나타났다.
같은 작품, 엇갈린 판단: 프랑스 공쿠르상 사례
프랑스 최고 권위의 공쿠르상 등 4대 문학상 후보에 오른 소설이 AI 집필 의혹의 중심에 섰다. 아이티계 캐나다 작가 텔리송 오렐리앵의 ‘그것 아니면 죽음이었다’가 그 작품이다. X(옛 트위터)에서 AI 탐지 프로그램 분석 결과와 함께 의혹이 제기됐고, 작가의 과거 표절 논란까지 불거졌다. 작가는 AI 사용을 부인했다. 공쿠르 아카데미는 “AI의 도움을 받아 생성된 텍스트의 창작을 용납하지 않는다”며 해당 작품을 후보에서 제외했다. 반면 르노도상은 별다른 입장 표명 없이 작품을 2차 후보 명단에 포함해 엇갈린 태도를 보였다.
창작 과정 조사 나선 영연방 단편소설상
영연방재단이 주관하는 ‘영연방 단편소설상’에서는 올해 지역 수상작 5편 중 3편이 AI로 작성됐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재단은 약 한 달간 수상자들과 심층 논의를 하고 초고와 작업 기록을 검토하는 등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조사 결과 재단은 AI가 사용되지 않았다고 결론 내리고 기존 수상 결과를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이번 일을 계기로 영연방재단은 AI 검증 방식과 차기 공모전 규칙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GPT 킬러’만으론 역부족…진짜 작가 어떻게 가리나
AI 집필 여부를 가려내기 위해 ‘GPT 킬러’ 같은 탐지 프로그램이 쓰이지만, 전문가들은 한계가 명확하다고 지적한다. 허준행 건국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탐지기의 수치만으로 집필 주체를 확정하기는 곤란하다”며 “AI가 쓴 문장의 비율만으로 창작자의 기여도를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AI가 제안한 아이디어가 결정적 역할을 했을 수도, AI가 생성한 수많은 문장이 최종 원고에 반영되지 않았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허 교수는 작품의 완성도를 우선 평가하되, 최종심 단계에서 작가의 작업 기록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AI와 함께 자란 세대, 문학과 창작의 미래는
AI 시대의 창작 윤리 논의는 문학 교육 현장으로도 이어진다. 김영식 숭실대 문예창작전공 교수는 “어린 시절부터 AI를 스마트폰처럼 자연스럽게 사용해온 세대가 창작자와 독자로 등장하면 문학의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AI에 대한 감수성 자체가 다른 세대가 등장하며 새로운 창작 방식이 확산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AI 활용 창작물을 별도 영역으로 인정하려는 시도도 나타난다. 숭실대학교는 재학생을 대상으로 ‘AI·SW 창작 콘텐츠 공모전’을 열었다. 이 공모전은 AI 도구 활용을 전제로, 사용 도구와 프롬프트 과정 요약 등을 함께 제출해야 한다. 김 교수는 이를 두고 “AI를 이용한 창작 방식에 활로를 열어주는 동시에 기존 문학에 피해가 덜 가는 쪽으로 유도하기 위한 시도”라며 “이러한 공모전이 AI 시대 창작의 방향성을 가늠할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주 묻는 질문
AI를 이용해 소설을 쓰면 문학상에 응모할 수 없나요?
문학상마다 규정이 다릅니다. 창비신인문학상처럼 AI 활용을 전면 금지하는 곳도 있고, 문학동네 어린이 문학상처럼 활용 범위와 내역을 고지하면 허용하는 곳도 있어 공모 요강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AI가 쓴 소설인지 어떻게 구별할 수 있나요?
현재 'GPT 킬러'와 같은 탐지 프로그램이 있지만, 정확도에 한계가 있어 수치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최종심 단계에서 작가의 창작 노트나 초고 등 작업 기록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방식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도 AI 소설 때문에 논란이 된 적이 있나요?
네, 있습니다. 프랑스 공쿠르상 후보작이 AI 집필 의혹으로 후보에서 제외된 사례가 있으며, 영연방 단편소설상 역시 수상작에 대한 AI 사용 의혹이 제기되어 재단이 직접 창작 과정을 조사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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