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만대사수술로 나타나는 혈당 개선 효과를 약물로 구현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국내 연구진이 장을 통해 포도당을 배출하는 새로운 기전을 규명하며 제2형 당뇨병 치료 전략 확대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구철룡 교수와 의대 내과학교실 강찬우 교수, 아론티어 손인석 연구팀은 비만대사수술 이후 나타나는 혈당 개선 기전을 분석해 새로운 치료 타겟을 확인했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제2형 당뇨병은 인슐린 분비 부족 또는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해 혈당이 높아지는 질환이다.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전 세계적으로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다양한 치료제가 개발됐지만 근본적 치료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고도비만 환자에게 시행되는 비만대사수술은 혈당 개선 효과가 큰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수술 부담과 합병증 우려 등으로 실제 수술을 받는 환자는 대상자의 1% 미만에 머물러 대안 치료 개발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연구팀은 기존 연구가 인슐린 감수성 개선이나 장내 당 흡수 억제에 집중된 것과 달리, ‘장을 통한 포도당 배출’ 현상에 주목했다. 이는 혈액 속 포도당이 장 조직으로 이동한 뒤 장관 내강을 통해 대변으로 배출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비만대사수술 환자의 소장 조직과 장내 포도당 배출 모델의 전사체 데이터를 통합 분석했다. 또 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을 활용해 100만 건 이상의 유전자 발현 데이터를 비교 분석해 핵심 인자를 탐색했다.
분석 결과 단백질 인산화효소 C(PKC)의 활성화 패턴이 포도당 배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정형 PKC가 포도당 수송체 GLUT1을 통해 장내 포도당 배출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뇨병 마우스 모델에서 장 조직의 비정형 PKC를 활성화하자 혈액 속 포도당이 장 상피세포를 거쳐 장관으로 배출되는 현상이 증가했고, 이에 따라 혈당이 개선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또 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을 통해 도출된 후보 물질 ‘프로스타틴(Prostatin)’이 비정형 PKC를 활성화해 동일한 포도당 배출 기전을 강화하는 것도 확인됐다.
구철룡 교수는 “이번 연구는 비만대사수술 이후 혈당 개선 기전 가운데 하나인 장내 포도당 배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 치료 타겟을 규명한 것”이라며 “향후 해당 신호 경로를 활용한 당뇨병 치료제와 체중 감량 치료 전략 개발 가능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연구중심병원 R&D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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