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핵심 요약
대법원이 47년간 유지된 강간죄 성립 요건 판례 변경 여부를 심리한다. 현재 기준은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피해자의 저항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는 '최협의설'이다. 이번 심리는 성적 자기결정권을 보다 두텁게 보호하는 방향으로 기준을 변경할지 결정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
- 대법원 전원합의체, 47년간 유지된 강간죄 성립 요건 판례 변경 여부 심리 착수.
- 핵심 쟁점은 피해자의 저항을 불가능하게 할 정도의 폭행·협박을 요구하는 '최협의설' 유지 여부다.
- 판례가 변경되면 성범죄 판단 기준이 '피해자의 저항'에서 '동의 여부' 중심으로 이동할 수 있다.
대법원, 47년 된 강간죄 '저항 불능' 기준 심판대에 올리다
대법원이 47년간 유지된 강간죄 성립 요건 판례의 변경 여부를 본격적으로 심리한다. 현재 강간죄는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피해자의 저항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러야 인정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 기준을 시대 변화에 맞게 수정할 필요가 있는지 법리적 재검토에 착수했다. 이번 판결에 따라 성범죄를 판단하는 사법부의 오랜 기준이 바뀔지 주목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강간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 사건을 계기로 강간죄 성립에 필요한 폭행·협박의 정도에 대한 판례 변경을 논의한다. 첫 합의 기일은 오는 22일 열린다. 핵심 쟁점은 강간죄 인정에 필요한 폭행·협박의 수준과 그 판단 기준을 수정할 필요가 있는지다.
쟁점은 '최협의설'…폭행·협박, 어디까지 인정되나
이번 심리의 핵심 쟁점은 강간죄에서 폭행·협박의 의미를 가장 좁게 해석하는 기존 판례, 이른바 ‘최협의설’의 유지 여부다. 최협의설이란 가해자의 폭행과 협박이 피해자의 저항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러야만 강간죄가 성립한다는 법리 해석이다.
현행 기준: '항거 불능 또는 현저한 곤란'
대법원은 1979년 이래 강간죄 성립에 높은 수준의 폭행·협박을 요구해왔다. 단순히 폭행이나 협박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며, 그 강도가 피해자의 저항 의지를 완전히 꺾을 정도여야 한다는 것이다. 법원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 범행 전후 사정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지만, 폭행·협박 강도에 대한 이 핵심 기준은 47년간 유지되어 왔다.
판례 변경 이끈 A씨 사건
이번 전원합의체 회부는 A씨 사건이 계기가 됐다. A씨는 피해자를 폭행해 반항하지 못하게 한 뒤 간음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을 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이 이에 불복해 상고하면서 사건은 대법원으로 넘어왔다.

참고가 된 '강제추행죄' 판례 변경 선례
대법원이 강간죄 기준 변경을 검토하는 데는 다른 성범죄 판례를 변경한 선례가 영향을 미쳤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23년 9월, 강제추행죄 성립 요건을 40년 만에 변경했다. 당시 전원합의체는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협박이 없었더라도, 피해자 신체에 불법적 물리력을 행사하거나 공포심을 일으킬 해악을 알렸다면 강제추행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이는 성적 자기결정권을 더욱 두텁게 보호하려는 취지였다.
헌법재판소에서도 유사 사건 심리 중
강간죄 성립 요건에 대한 법적 재검토는 헌법재판소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2022년 7월, 피해자가 75차례 거부 의사를 밝혔는데도 유사 강간을 한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이 무죄 확정판결을 받은 사건이 대표적이다. 1·2심은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협박이 없었다”고 판단했고, 검사가 상고를 포기해 판결이 확정됐다. 피해자는 법원의 판단이 자신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며 지난 4월 헌법재판소에 재판소원을 제기했고, 이 사건은 전원재판부에 회부돼 심리가 이뤄지고 있다.

성적 자기결정권 보호 강화될까…사법부 판단 주목
이번 대법원의 판례 변경 심리는 강간죄 판단 기준을 '폭행·협박의 정도'와 '피해자의 저항' 중심에서 '피해자의 동의 여부'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만약 판례가 변경된다면 성적 자기결정권이라는 기본권 보호에 중요한 진전을 이룰 전망이다. 대법원과 헌법재판소가 각각 어떤 결론을 내릴지 사회적 관심이 모이고 있다.
자주 묻는 질문
강간죄의 '최협의설'이란 무엇인가요?
가해자의 폭행이나 협박이 피해자의 저항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러야만 강간죄가 성립한다는 법리적 해석을 말합니다. 1979년부터 유지된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입니다.
이번에 강간죄 판례를 재검토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한 강간 사건 항소심에서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협박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가 선고됐고, 검찰이 불복해 상고하면서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판례 변경 여부를 심리하게 되었습니다.
판례가 바뀌면 어떤 점이 달라지나요?
강간죄를 판단하는 기준이 '피해자의 저항' 여부보다 '피해자의 동의' 여부에 더 무게를 두게 될 수 있습니다. 이는 성적 자기결정권을 더욱 폭넓게 보호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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