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핵심 요약
1180㎏ 무게의 코일강판 이탈로 작업자가 허벅지를 베여 패혈증으로 숨진 사고와 관련해 항소심 법원은 제조업체 대표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유지했다. 관리감독자 선임 여부와 무관하게 사업장 위험 요인을 방호할 포괄적 의무가 경영책임자에게 있다고 확인했다.
- 인천지법은 코일강판 이탈 사망사고로 기소된 업체 대표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유지했다.
- 법원은 관리감독자 선임이나 보고 지연을 이유로 경영책임자의 법적 방호 의무가 면제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 서명만 받는 형식적 위험성 평가와 위험 인지 후 방호장치 미설치 등 실질적 안전 조치 부재가 유죄 근거가 됐다.
공장 작업 현장에서 중량 1180㎏에 달하는 코일강판이 회전축을 벗어나 작업자가 허벅지를 베인 뒤 사망한 사고인 코일강판 사망사건과 관련해 제조업체 대표이사가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인천지방법원은 안전보건 관리감독자를 따로 두었다 하더라도 경영책임자의 유해·위험 요인 확인 및 방호조치 의무가 면제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재판부, 대표이사 징역형 집행유예 및 법인 벌금형 유지
인천지방법원 형사항소4-2부(부장판사 류호중)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산업재해치사),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금속가공 제조업체 대표 A(59)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고 2026년 10월 20일 밝혔다.
재판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산업재해치사)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함께 기소된 해당 제조업체 법인의 항소 역시 기각하고 벌금 8000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1심이 선고한 형량이 합리적인 재량 범위를 벗어나 무겁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결과다.
산업계 일각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 무죄 변론 전략 등을 통해 안전보건 관리 체계상의 경영책임자 면책 범위를 입증하려는 시도가 이어져 왔으나, 법원은 실제 사업장 내 안전보건 조치 이행 여부를 엄격하게 심리했다.
1180㎏ 코일강판 이탈로 발생한 현장 사고와 사망 경위
이번 사건은 2022년 7월 22일 오전 9시 40분께 인천 남동구에 위치한 금속가공 제조공장에서 코일강판 이탈 사고가 발생하며 시작됐다. 당시 현장 작업자 B(57)씨는 1180㎏ 무게의 코일강판을 되감기 기계에 장착해 작업하던 중이었다.
작업 도중 코일강판이 회전축에서 벗어나 바닥으로 떨어졌고, B씨는 이탈한 강판 모서리에 오른쪽 허벅지를 깊게 베이는 중상을 입었다. 피해자는 사고 직후 치료를 받았으나 상처 부위의 감염 악화로 한 달여 뒤인 2022년 8월 23일 패혈증으로 끝내 숨졌다.
수사기관은 사업장의 대표이사인 A씨가 중량물 취급 작업 중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다하지 않아 노동자가 사망에 이른 것으로 보고 재판에 넘겼다.

피고인 측의 면책 주장과 재판부의 법적 판단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 A씨 측은 현장에 안전을 총괄하는 관리감독자가 따로 선임되어 있었던 만큼 대표이사에게 직접적인 세부 주의의무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사내 경영지원팀장의 보고 지연으로 위험성 평가 결과를 보고받지 못했으므로 업무상과실치사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법리오해도 항소 이유로 내세웠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주장을 일축했다. 재판부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라 경영책임자는 사업장의 특성에 따른 유해·위험 요인을 확인하고 개선하는 절차를 마련하며 그 이행을 확보할 포괄적 의무를 부담한다고 명시했다.
현장 관리감독자를 선임했다는 사정만으로 경영책임자의 안전보건 확보 의무가 면제된다고 볼 수 없다는 판단도 내렸다.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죄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 업무상과실치사죄는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으므로 중대재해처벌법이 규정돼 있다는 이유로 업무상과실치사죄 적용이 배제되지 않는다고 짚었다.
원심과 항소심 판결 및 혐의 비교
아래 표는 이번 코일강판 사망사고와 관련해 기소된 피고인별 적용 혐의와 법원의 재판 결과를 정리한 내용이다.
| 구분 | 적용 혐의 | 1심 판결 결과 | 항소심 판결 결과 |
|---|---|---|---|
| 대표이사 A씨(개인) |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업무상과실치사 | 징역 1년·집행유예 2년 | 항소 기각(원심 유지) |
| 제조업체(법인) |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 벌금 8000만원 | 항소 기각(원심 유지) |
출처: 인천지방법원 판결 내용(인천지방법원, 2026).
형식적 위험성 평가와 방호조치 미비에 대한 재판부 지적
재판부는 피고인 사업장의 위험 관리 체계가 실질적 예방 조치 없이 형식적으로 운영되었다는 점을 강하게 지적했다. 해당 업체의 위험성 평가는 담당 작업자들의 서명만 취합했을 뿐 실질적인 안전 교육은 전혀 실시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코일강판 작업 과정에서 강판이 좌우로 틀어지는 현상이 잦아 작업자들이 각목을 이용해 이를 억지로 조정해 온 관행을 대표이사인 A씨가 이미 알고 있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현장 관리감독자로부터 강판 이탈로 인한 위험성을 사전에 보고받았음에도 방호조치는 취해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사고 발생 시점까지 코일강판의 튀어나옴이나 이탈을 막기 위한 추가적인 물리적 방호장치를 설치하지 않은 과실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원심 선고 이후 양형에 반영할 새로운 사정변경이 없다는 점을 들어 피고인들의 양형부당 주장 역시 기각했다.

개별 제조 사업장의 특성에 부합하는 안전 설비와 실질적인 작업 절차 개선이 수반되지 않을 경우 경영책임자에게 부과되는 형사적 책임은 무거워질 수 있다.
자주 묻는 질문
현장 관리감독자를 따로 두면 대표이사의 안전 책임이 면제되나요?
면제되지 않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 제4조에 따라 경영책임자는 사업장 특성에 맞는 유해·위험 요인을 점검하고 개선할 포괄적 의무를 직접 부담합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되면 업무상과실치사죄는 제외되나요?
제외되지 않습니다. 재판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죄와 업무상과실치사죄가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어 두 혐의가 모두 성립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피고인 측 제조업체 법인에는 어떤 형벌이 내려졌나요?
제조업체 법인 역시 항소가 기각되어 1심과 동일하게 벌금 8000만원 형이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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